작년 말에는 85세인 남성 A씨가 진료를 받으러 오셨습니다. 환자 본인이 은퇴한 내과 의사인데 약 1년 전부터 발이 많이 붓는 증상이 생겼습니다. 지난 봄에 종합 검진에서는 이상이 없었고, 2달 전에는 심한 설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설사때문이었는지 체중이 약 10키로 정도 줄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대변이나 소변에 이상이 없고 식사도 비교적 잘 하는 편이라고 했습니다.
A씨는 많이 야윈 상태이고 빈혈이 있었습니다. 발이 많이 부어 있었고 검사 결과 헤모글로빈이 9.8 mg/dL로 빈혈이 있었고,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가 3+이었습니다. 10월에 다른 병원에서 검사한 헤모글로빈은 10.6 mg/dL이었습니다.
이 분을 진료하면서 20여년 전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 경험한 환자가 생각났습니다. 70대 남성 환자이고 심한 단백뇨가 있어서 2번을 입원치료했던 분이었습니다. 단백뇨의 원인을 찾다가 담낭암을 발견했지요. 그 환자는 다행히 담낭암을 수술한 후에 단백뇨도 치유되었습니다.
A씨는 체중이 많이 줄었고 빈혈이 있으면서, 10월과 비교해서 식사양은 나아졌지만 빈혈은 10.6에서 9.8로 악화한 점 등 암을 의심할 소견이 있었습니다. A씨를 모시고 온 보호자와 이런 점에 대해서 상의한 후에 암표지자들을 포함한 혈액 검사를 했습니다. 혈액검사에서 Ca 125이 정상의 500배이상 매우 높았습니다. Ca125는 흔히 여성의 난소암이 있있을 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씨는 남성인데 왜 Ca125를 검사했을까요? Ca125는 복강을 둘러싸는 세포가 이증가할 때 있을 때 혈액 내 농도가 올라갑니다. 여성의 난소암 분만 아니라 위암, 대장암, 복강내 임파선암 등 복강내 조직에 암이 있거나 염증이 있어도 올라갑니다. 정상 범위의 500 이상 증가한 것은 암을 의심하기에 충분합니다.
A씨의 검사 결과를 확인한 후에 대학 병원의 소화기내과에 연락하고 전후 사정을 설명한 후에 전원하였습니다. A씨가 큰 고통없이 잘 치료받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중년 이후에 발생하는 단백뇨가 숨겨진 암과 관련있다는 임상 보고들이 있고, 주로 소화기 계통의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년 이후에 단백뇨가 발생할 경우에는 신장질환뿐 만 아니라 암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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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 및 명절 정상 진료, 일요일 휴진
30년 경력 신장내과 전문의